해바라기

지나는 길에

만난 소외된

거기

빈센트 고흐의 황금빛으로

있는 해바라기

기억을 훑어 버릴 기세로

심술궂게 꽂히던 지나

맑고 따사로운 햇살에

홀로 누리는 특권이나 행사하듯

외로운 열정으로

널브러진 잡초 사이에

해를 바라는 고개짓

오월의 광풍폭우

아니!

어느새 해의 다섯째 달이라니

 

괜히 심통난 바람이

심통에 이겨

더운 푹푹 내쉬다

터느라 휙휙대는데

무슨 주착이람

딴에 위로한답시고

합세하는 빗줄기

 

,

세상 어찌될까 몰라

질긴 잎은 바람 달래고

여린 잎은 어루더듬어도

합세하여 이미 돌변한 저들 성깔

다독일 없어

 

이끼는

바닥에 찰딱 엎디어

무서워 무서워

 

돌연지변 아래 지치다 못해

울다가 울다가

나동그라진 잎들

회생의 기미마저 앗겨

무서워 무서워

 

지나자

저질러 놓고 

언제 그랬냐는

 

철딱서니 없는 것들

 

이제 뒤처져 남은

어린 바람 한자락과

순한 빗줄기만

가만 가만 지나며

 

느닷없이 어이없이

제가 틔운 잃고

아연실색하여 나무

보듬어 안지만

 

나무는

아무 없고

 

나무 밑에

진짜 더울

거저 안겨 준다 해도

그런 비바람은

싫다 할거야

     200105

연연戀戀

들판에 나가

메마른 풀만 쥐어뜯었습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어요

바람은 잔잔하고 달빛이 가득차 옵니다

일어나 걸음을 세어 봅니다

먼데 나무까지 가보아야겠어요

가슴 잃은 언어가 위협하는 모양새로

나를 꿰뚫어 보네요

시간은 오래된 본능으로

들숨과 날숨을 이어 가고요

삶이란 그리 논리적인 아니데요

나무는 소망이 있어 찍히고 꺾여도

새로 움이 돋는다지요

미미한 물기운에도

눈부신 호흡을 끌어 올린다지요

 

깊은 곳에 어스름으로 고여

찰랑거리는 무엇

애쓰면 아주 비워낼 있을까요

아예 철철 넘치도록 채우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