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미명의 봉쇄지대가 허물어지는 일이다
깊은 곳에 묻혔던 빛이 태어나는 일이다
나 밖의 나, 세상 밖의 세상을 만나는 일이다
차마 뱉지 못한 말, 불티 핑계삼아 터뜨리는 일이다
허나 개중 한숨처럼 꺼져버린 불티도 있으리니
어쩔 것인가
상공으로 타오르지 못한 채 시꺼멓게 숨죽은 그것은
누가 또 기억해 줄 것인가
휘황찬란한 불꽃축제에 최면 걸린 군중의 눈이
타다 말고 스러진 불티를 볼 수 있을 것인가
와글와글 환호성 속
만개한 불꽃 떠난 꽃술은 밑으로 내리고
하늘 복판에 놓인 달이 잠시 휘청거린다
내 가슴에 품었던 별 하나 소리없이 진다